드라마 한 장면처럼
충북 양평 ‘용문역’ 근교에서 보낸 소풍 하루
언젠가 본 장면이었다.
슬로우 모션처럼 느릿하게 기차가 들어오고,
플랫폼 끝자락엔 누군가의 기다림이 있는 곳.
비록 배우는 없고 대사도 없지만,
풍경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그런 순간.
그곳이 바로 양평 용문역이다.
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,
기적처럼 조용한 기차역.
🚉 오래된 기차역에 내리는 아침
서울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약 1시간.
경의중앙선의 느린 리듬을 따라가다 보면
문득 창밖 풍경이 바뀐다.
높은 빌딩 대신 들판,
전자음 대신 산새 소리.
그리고 “용문역입니다”라는 정겨운 안내방송.
이곳은 1940년에 문을 연,
경기도에서 손꼽히는 근대식 간이역이다.
하루에도 몇 번밖에 열차가 서지 않지만,
그래서 오히려 더 영화 같다.
📍 어디로 걷지?
용문역 근처, 걸어서 만나는 소풍 코스
용문역에 내리면 어디로 갈까?
차가 없어도 걱정 없다.
이곳은 ‘도보 소풍’을 위한 장소다.
① 용문천 산책길
- 역에서 도보 5분
- 잔잔한 하천 옆 데크길
- 봄엔 벚꽃, 여름엔 연둣빛 나뭇잎, 가을엔 낙엽길
조용히 걷기 좋은 이 길은,
드라마 OST를 들으며 천천히 걷고 싶은 풍경이다.
② 용문시장
- 지역 어르신들의 살아있는 생활터
- 직접 담근 장아찌, 막걸리, 들기름 향
- 주말엔 간이 포장마차와 손칼국수집 북적
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공간.
마치 드라마 속 주인공이 잠시 들러 갈 만한 정겨운 골목.
③ 용문사 방향 벚나무길 (버스 or 택시 10분)
- 봄철 벚꽃으로 유명한 2.5km 직선길
- 자전거도로 겸 산책길
- 가을엔 단풍도 멋지게 물든다
이 길은 특히 사진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다.
가벼운 원피스나 트렌치코트 하나 걸치면,
누구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느껴진다.
🧺 도시락을 꺼내기 딱 좋은 곳
소풍에는 도시락이 빠질 수 없다.
역 근처에는 소규모 테이크아웃 가게들이 몇 군데 있고,
직접 싸온 김밥이나 샌드위치를 먹기 좋은 곳도 많다.
● 추천 포인트:
- 용문천 인근 나무 벤치
- 용문역 뒤쪽 작은 전망 쉼터
- 벚꽃길 주변 돌담 아래 평상
기차 지나가는 소리 들으며,
햇살 좋은 오후에 조용히 앉아 도시락을 먹는 일.
소풍의 로망이란 게 이런 게 아닐까?
🎞️ 장면 같은 풍경을 담다
이곳은 사진을 찍기 좋은 역이기도 하다.
- 흰색 벽에 푸른 창틀의 역사 건물
- 플랫폼 위 철제 의자와 시계
- 철길 너머 너른 들판과 멀리 보이는 산 그림자
날씨 좋은 날엔,
하늘이 유독 맑고 넓게 열려 있어
광각 렌즈 없이도 영화 같은 장면이 찍힌다.
📷 사진 팁:
역 북쪽 출입문 옆의 오래된 시계탑 앞,
또는 선로를 바라보는 플랫폼 한쪽이 가장 인기 있는 촬영 포인트.
🕰️ 하루를 마무리하는 법
서울로 돌아오는 기차는
저녁 시간에 맞춰 한두 대 있다.
마을의 해가 서서히 질 무렵,
다시 역사로 돌아와
기차를 기다리는 그 순간마저 풍경이 된다.
기차가 들어올 즈음,
플랫폼에 부는 바람,
그리고 노을에 물든 유리창.
돌아가는 길이 아쉽기보다,
이 여유로움을 가져간다는 기분이 더 크다.
🧭 소풍 루트 요약
1 | 용문역 도착 | 사진 촬영, 산책 시작 |
2 | 용문천 산책길 | 천천히 걷기, 쉼 |
3 | 용문시장 | 로컬 음식 탐방 |
4 | 벚나무길 | 사진 촬영, 자전거 or 도보 산책 |
5 | 돌아오는 길 | 플랫폼에서 기차 기다리기 |
🏷️ 해시태그
#용문역 #기차여행 #양평소풍 #시골기차역 #드라마속풍경 #걷기좋은역 #근교소도시여행
양평의 용문역은
그 자체로 목적지가 되는 기차역이다.
빠르지 않아 더 좋고,
볼거리가 많지 않아 오히려 더 기억에 남는다.
소풍이란 말이 어울리는 하루,
그 출발지로 용문역을 추천하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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